“버스는 이미 떠났다”…민주, ‘검찰개혁’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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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검찰청 폐지 등 개혁 4번 3개월내 처리”
박균택 “검찰 충격적일 것, 외부 행동 못 할 것”
국힘 “위헌적 발상·숙의과정 거쳐야” 철회 촉구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12 12:15:59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국가수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 법안’을 지난 11일 발의했다. 지난 12일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일 만에 검찰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민주당 김용민, 민형배, 장경태, 김문수, 강준현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 이번에 제대로, 완수하겠다”며 △검찰청법 폐지법안 △공소청 신설법안 △중대범죄수사청 신설법안 △국가수사위원회 신설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또 “검찰은 기소권, 수사권, 영장청구권, 수사지휘권, 형집행권, 국가소송 수행권 등 형사사법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며 대한민국을 검찰공화국으로 만들었다”며 “정치 검사들과 검찰 독재를 끝내라는 국민의 요구를 완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3개월 내 국회 통과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검찰개혁은 이 대통령의 공약인데다, 지난 대선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확인된 만큼 검찰개혁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 회복에 주력하고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것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진 상황에서 검찰·사법부 개혁의 주도권을 확보해 정권 초기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3개월 내 처리’를 못박은 점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정치적 우군인 조국혁신당도 환영하고 나섰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발 ‘검찰개혁 4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무엇보다 ‘3개월 내 통과’라는 시한을 명시한 것은, 국민의 요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그런 뜻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환영했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아직 뚜렷한 공식 입장이나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개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12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개혁안 내용이 검사들이 보기에는 매우 충격적일 것”이라며 “아마 거부감이 클 것이다. 저항도 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러나 그동안 윤석열 정권의 모습을 보면서 검사들이 이런 사태가 올까 봐 걱정을 많이 했었고 지도부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에 아마 할 말이 없다는 것을 본인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속으로 뭐 불안감, 거부감은 크겠지만 외부적인 저항은 크지 못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민주당을 향해 “헌법 파괴·검찰 해제 4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일부 의원이 추진하는 검찰청 해체 4법은 헌법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고 국민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며 형사 사법 제도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헌법은 검사의 영장 청구권과 검찰총장 임명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검찰청 존립 근거가 헌법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헌법 개정 없이 검찰청을 사실상 해체하겠다는 시도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진정한 검찰개혁이 필요하단 점을 결코 부정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그 개혁은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 권익을 최우선으로 하며 형사 사법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숙의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한마디로 이재명 정부판 ‘문화혁명’의 시작”이라며 “검찰을 두려워해서 ‘더 이상 이 나라에서 없었으면 한다’는 정치인들이야말로 이제 더 이상 이 나라에서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선량한 국민들 대다수의 마음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데다, ‘대통령 거부권’이라는 장애요소도 사라진 상황에서 민주당이 법안처리를 밀어부칠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어 국민의힘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민형배 민주당은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 하자는데 말이 많다. 하긴 검찰권력의 힘으로 살아온 자들에게는 검찰해체가 두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해체를 자초한 건 윤모 한모 권모 같은 검사 출신 ‘나쁜 사람들’ 아니던가”라며 “버스는 이미 떠났다”고 적었다.

김진강 기자 kjk2156@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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