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국 약가억제 조사 착수…한국 약가정책 정조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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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 글로벌 약가왜곡 문제 정조준...CBP는 의약품 허위신고 대응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5 13:14:07

미국 정부가 글로벌 의약품 가격구조의 왜곡 문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3일자 연방관보를 통해 외국 정부의 약가 통제가 미국 소비자에게 과도한 비용 부담을 전가시키는 구조인지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12일 발효된 '미국 환자에게 최혜국 처방약 가격 제공 행정명령'에 따른 후속 조치로, 미국 내 약값을 낮추기 위한 노력과 함께 외국의 약가를 현실화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행정명령은 높은 미국의 약가와 다른 선진국이 낮은 약가 구조를 지적하고 미국의 환자들이 제약사의 혁신에 기여하는 반면 다른 국가들은 “무임승차”라고 규정하고, 미국 제약사의 혁신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USTR은 외국 정부나 공공기관이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제약사에 강제하거나 약가 협상에서 불투명한 과정을 운영하는 관행이 있는지를 집중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공고문에는 특정 국가가 명시되지 않았지만, 의견 수렴 항목에 ‘특정 나라에서 어떤 제도나 정책 또는 방식을 통해 미국 환자의 부담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출토록 했다.

특정하지 않았으나 글로벌 제약업계가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한국의 건강보험 급여약가제도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국은 유럽과 일본과 유사하게 건강보험공단이 제약사와 약가를 협상하고 일정 시점마다 약가를 재조정하는 구조를 운영 중이다. 미국 정부는 이를 두고 제약사 이윤을 제한하는 구조이자 글로벌 가격 왜곡의 원인의 하나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약가를 문제 삼는 것을 관세 협상과 떼어 생각하기 어렵다, 관세 협상 시 한국의 정부에 대한 압박 카드 중 하나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며 "약가 차이의 경우 유럽을 겨냥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한국 정부도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은 하루 앞선 22일, 의약품을 포함한 제품 수입 신고 과정에서 약가를 실제보다 낮게 기재하거나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CBP는 “허위 신고는 미국 세법과 약사법 모두에 저촉되는 중대한 위반”이라며, 특히 바이오시밀러와 병행 수입 의약품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음을 알렸다.

이번 CBP와 USTR의 조치는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제약사의 지적 재산권과 수익 구조를 보호하고, 자국민의 약가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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