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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 및 ‘호텔 경제론’ 등이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해당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선동에 가깝다”는 날선 평가를 내놨다.
그는 이 후보가 커피 한 잔의 원가를 120원이라고 주장한 것은 임대료, 인건비 등 간접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호텔 경제론’에 대해서는 19세기 경제학자 바스티아의 ‘깨진 유리창의 비유’를 오용한 것이라며 “경제학 고전 사례를 마치 새로운 발견인 양 말하는 것은 지적인 겸손함이 부족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25일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최근 이 후보가 유세 중 ‘커피 한 잔 팔면 8000 원에서 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 120원이더라’고 발언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이 후보의 발언이 마치 커피 파는 사람들을 도둑놈 취급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 후보의 원가 계산 방식이 임대료, 인건비 등 간접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120원 짜리를 8000원 받았을 경우 시장에서는 저가 커피가 등장하는 듯, 시장이 움직이며 자율적인 경쟁 원리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즉, 비싼 가격으로 폭리를 취할 경우, 시장에선 더 저렴한 가격의 경쟁자가 나타나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가격을 조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시장의 자율 조절 기능이 가격 경쟁을 유도해 결국 합리적인 가격 형성에 기여한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보도된 기사들에 따르면 저가 커피의 경우 임대료 등을 포함한 원가가 4300원 수준이며, 실제 이익은 몇백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이를 근거로 “세상이 만만하지 않아 그렇게 폭리 취하도록 두지 않는다”며 “비싸게 받을 경우 새로운 가격경쟁자의 시장진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커피 판매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이 후보의 발언이 자영업자들을 편 가르고 폄하하는 선동적 언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가 닭죽 장사를 하는 사람들을 미련하다고 치부하고, 커피 장사를 하는 사람들을 돈벌이에 능숙한 사람으로 단순화한 것은 현실을 왜곡하는 발언이라며, 세상을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근 이 후보는 전북 군산 유세에서 불법 영업을 하던 영세 자영업자들을 정리하고 카페로 전환한 사례를 소개하며,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 정도라는 말을 했다. 당시 이 후보는 닭죽 장사보다 커피 장사가 더 나은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시장이란 건 뭐냐면 필요한 것이 공급되게 돼 있다”며 “그걸 갖다 뭐를 공급하고 뭐 갖다 공급하지 말라 시장이 그건 아니다”라며, 시장 경제의 원리를 역설했다.
조 교수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두뇌 회전은 빠르지만, 공회전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며, “바퀴도 못 걸리고 기름만 태우고 공해만 생긴다”고도 비유했다.
시장이 스스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작동하는 원리를 역설하며, 정부나 특정 세력이 시장에 공급 품목을 강제로 지정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시장 경제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또한 이재명 후보의 ‘호텔 경제학’이 1850년 프랑스 경제학자 프레데릭 바스티아(Frédéric Bastiat)가 제시한 “깨진 유리창의 비유(The Parable of the Broken Window)”를 오용하거나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TV 토론에서 ‘호텔 경제론’을 언급하며, 호텔 예약금이 취소돼도 돈이 돌면서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을 펼쳤는데, 이 역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으로부터 ‘괴짜 경제학’ ‘자영업자 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 교수 또한 “경제학과 학생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진 고전적 예화를 마치 새로운 발견인 양 말하는 것은 지적인 겸손함이 부족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호텔 경제학’의 핵심은 어느 마을에 경기 불황이 찾아왔는데,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을 예약금으로 지불한다. 이 돈은 호텔 주인이 침대 수리업자에게, 수리업자는 고기집 주인에게, 고기집 주인은 치킨집 주인에게, 그리고 치킨집 주인은 과거 호텔에 진 빚을 갚는 데 사용되는데, 결국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10만 원을 돌려받아 떠나지만, 이 마을에는 총 네 곳의 가게에서 각각 10만 원씩의 매출이 발생했다는 논리다. 이 후보는 이를 통해 돈이 돌면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바스티아의 ‘깨진 유리창의 비유’는 아이가 빵집 유리창을 깨뜨렸을 때, 유리 수리공이 돈을 벌고 그것이 다시 다른 가게로 이어지는 현상을 통해 마치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눈에 보이는 효과를 설명한다”며 “바스티아는 동시에, 유리창이 깨지지 않았다면 빵집 주인이 그 돈으로 새로운 옷을 샀을 것이고, 그러면 옷가게 주인이 돈을 벌었을 것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파괴 행위가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원의 재분배 또는 비생산적인 지출을 야기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민주당은 최근 이재명 후보의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커피 원가 120원’은 커피 한 잔의 총 원가가 아니라, 2019년 기준 생두(원두 원재료) 가격만을 예로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료·인건비·전기세 등 간접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단순 원재료 비용을 언급한 것이며, 발언의 본래 취지는 자영업자들을 폄하하거나 폭리를 취한다고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호텔 경제론’에서 언급한 사례 역시 경제 활성화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고전적 경제학 예시를 인용한 것일 뿐, 이를 왜곡하거나 자영업자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해명한다.
이 후보 또한 20일 경기 의정부시 유세에서 “말에는 맥락이 있다”며 발언이 왜곡됐다고 강조하고, “정치에서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상대 진영의 비판을 ‘곡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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