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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를 두고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발언에 대한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 노총이 일제히 “계급·성차별적 발언”이라며 격렬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유 작가는 “표현이 과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전날 낸 성명에서 “유 작가의 발언은 명백한 계급적 차별이자, 여성 노동자를 조롱한 엘리트 의식의 폭로”라며 “전자부품회사 노조위원장 출신이라는 이유로 대통령 후보 배우자의 자격이 없다는 식의 발언은 노동에 대한 비하 그 자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과거 고졸 대통령을 비웃던 시대의 조롱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노총도 “유 작가가 설난영 씨를 학벌 낮은 여성 노동자가 남편 잘 만나 신분상승한 사람으로 규정하며, 도취감에 빠졌다고 평가했다”며 “이건 여성과 노동자, 저학력자를 모두 모욕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비판이 아니라 노골적인 차별의식의 표출”이라며, 유 작가와 해당 발언이 나온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사과와 문제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유 작가를 각각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혐의·명예훼손·모욕·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유 작가는 최근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의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설난영씨가 생각하기에는 김문수씨는 너무 훌륭한 사람이다. 자신과는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남자와 혼인을 통해 좀 더 고양됐고 자기 남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다. 유력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씨의 인생에서는 거기 갈 수가 없는 자리”라며 “그래서 이 사람이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다.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같은 반발에 유시민 작가는 같은 날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표현이 거칠었다는 점은 제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여성이나 노동자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말은 이성적 판단을 못 한다는 뜻”이라며, 설 여사의 언행이 선거운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문수 후보 부부를 과거에 잘 알았기 때문에 개인적 관찰을 바탕으로 이해한 바를 말한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은 일종의 ‘내재적 접근’이었다고 설명했다. “계급주의나 성차별 의도는 없었고, 오히려 그가 왜 그런 언행을 하는지를 설명한 것”이라는 취지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이런 해명에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본인의 인식이 왜곡돼 있다는 점을 여전히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단순한 표현의 거칠기로 돌릴 수는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운동 경력을 가진 여성 정치인의 존재 자체를 깎아내린 발언이라는 것이다.
노동계는 유 작가의 발언이 이번 대선 국면에서 드러난 뿌리 깊은 엘리트주의와 계급 차별의 민낯이라며 향후 정식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설난영 씨에 대한 정치적 비판을 넘어서 노동자의 사회적 위치를 폄훼하는 일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배우자 설난영씨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두고 페이스북에 “인생에서 갈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고 갈 수 없는 자리가 따로 있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자신을 “설난영이 김문수, 김문수가 설난영”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또다른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여성 노동자 학력 비하, 투표로 심판 해달라”고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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