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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의 힘… 해외 진출 기업 1분기 실적 ‘맑음’

삼양식품, 사상 최대 분기 실적… 오리온·대상도 호실적
농심·풀무원·오뚜기·빙그레·대상·롯데 등 내수침체 속 ‘부진’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02 10:48:43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국내 식품사들의 올해 1분기 성적은 해외 매출 비중에 따라 갈렸다. 수출 확대와 고환율 효과를 본 글로벌 식품사들은 선방한 반면, 내수 중심 기업들은 원자재가 뛰면서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2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7% 증가한 134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매출이 4240억 원으로 전체의 80.2%를 차지했다. 작년 연간 해외 비중은 77.3%였는데 올해 들어 해외 비중이 더 커졌다. 해외 법인별 매출은 미국이 62% 증가한 9100만 달러, 중국이 22% 늘어난 6억1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유럽은 16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시장에 주력하는 오리온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오리온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0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 늘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 증가한 131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율이 65%에서 68%로 늘어나며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 법인은 내수 소비가 부진했으나 미국 등 수출액이 23% 늘며 전체 매출액이 4% 증가했다. 이밖에 중국 7,.1%, 베트남 8.5%, 러시아 33% 등 해외 법인에서도 매출이 늘었다.

대상의 1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13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영업이익도 573억 원으로 20.1% 증가했다. 원가의 효율적 운영과 함께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실적 개선, 유럽의 중국산 라이신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른 라이신 판매 단가 상승 및 판매량 증가가 주효했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해외 식품사업 성장세를 이어가며 내수 부진을 방어했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 매출액은 3.0% 증가한 2조9246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 식품사업 매출이 1조4881억 원으로 8.0%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식품사들은 줄줄이 수익성이 뒷걸음질 쳤다.

풀무원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935억원으로 3.1%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고물가·소비심리 위축 등 수요 부진과 비용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

빙그레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3085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6.1% 감소한 135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웰푸드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도 같은 기간 31.9% 줄어든 250억 원을 기록했다.

농심의 1분기 매출은 89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8.7% 감소한 561억 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법인 ‘농심유럽’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유럽 시장 거점 확보에 나섰다. 최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다음 달 10일까지 수상버스 ‘신라면’ 래핑 광고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의 올 1분기 매출은 90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75억 원으로 21.5% 감소했다. 오뚜기도 최근 미국 현지법인 '오뚜기 아메리카'에 565억 원을 출자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에는 ‘오뚜기 오렌지버그’를 설립하고 미국 동부에 물류 거점을 확보했다. 2027년까지 캘리포니아에 현지 공장을 완공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수출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내수 침체와 원부자재 상승 등의 부담을 덜기 위해 기업들은 연초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당분간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경기 동향 조사에 따르면 국내 식품기업들은 2분기 사업 경기(전망지수 96.1)가 1분기(98.5)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식품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다”면서 “K-푸드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식품사들의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매출 비중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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