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2천원' 지적에…김민석 총리 후보자, 식품·외식업계 물가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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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지시 하루 만에 간담회… "우발적 발언 아닌 정책 메시지"
업계 "원가 부담 누적…정치 혼란기 틈탄 인상 아냐" 항변 예고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12 12:15:19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라면값' 발언을 고리로 고물가 대응에 직접 나선다.

총리 후보자 신분으로 물가 관련 단체들을 직접 소집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행보로, 새 정부가 민생 안정, 특히 체감물가 관리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오는 13일 서울에서 한국식품산업협회, 한국외식산업협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주요 단체와 소비자단체, 전문가,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을 소집해 비공개 간담회를 연다.

이번 간담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라면 한 개가 2천원이나 하느냐"며 서민 물가 대책을 지시한 데 따른 전격적인 후속 조치다. 김 후보자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라면값 언급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직장인 점심값 등 서민들의 일상적 고통을 해결하라는 정책적 메시지"라고 강조하며, "후보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리 후보자가 장관급을 제치고 직접 물가 현안을 챙기는 것은 정부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은 '물가 안정'을 가장 시급한 민생 과제로 꼽았다.

통계 수치 역시 체감물가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둔화세를 보였지만,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4.1%로 두 달 연속 4%대를 기록했다. 외식 물가 역시 3.2% 상승했다. 전체 물가 상승분(1.9%p) 가운데 가공식품과 외식이 끌어올린 몫이 0.81%p에 달할 정도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1.3%에서 연말 정치 불확실성 이후 급등, 불과 반년도 안 돼 세 배 넘게 치솟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식품업계가 정국 혼란기를 틈타 가격을 올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업계는 이번 간담회에서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입장을 적극 피력할 전망이다. 한 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 압박에 인상을 미뤘다가 누적된 원가 부담으로 올해 초 가격을 올린 것"이라며 "식품기업의 이익률은 타 업종보다 낮고, 내수 부진을 수출로 겨우 만회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외식산업협회 역시 "높은 원재료비에 배달앱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져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새 정부의 첫 시험대가 될 이번 간담회에서 김민석 후보자가 업계의 고충과 소비자 부담 사이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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