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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박모 씨 부부의 사례는 증여세에서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가르는 기준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보여준다.
남편의 중국 사업을 돕기 위해 3년간 중국에 머물렀던 아내는 귀국 후 남편이 번 돈으로 7억 원짜리 아파트를 샀다. 하지만 국세청은 아내가 아파트 구입 당시 비거주자였다며 배우자 증여재산 공제를 적용하지 않고 증여세 2억 원을 부과했다. 아내는 조세심판원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해 거주자로 인정받아 세금을 1000만 원으로 줄였다.
이 사례는 증여세법의 거주자 판정 기준이 납세자에게 어떤 부담을 안기는지, 그리고 법과 현실의 간극을 드러낸다. 증여세법은 어떻게 적용되며 왜 이런 논란이 생기는 걸까.
증여세와 거주자 판정의 핵심
증여세는 재산을 무상으로 받은 사람이 내는 세금이다. 법에 정의된 바에 의하면 거주자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주한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주소’는 단순히 주민등록지가 아니라 가족과의 생활, 자산 위치, 직업 등 삶의 중심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된다. ‘거소’는 그보다 덜 밀접한, 일정 기간 머무는 장소를 뜻한다.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세금 부담은 크게 다르다. 거주자는 배우자에게 재산을 증여받을 때 10년간 6억 원까지 공제받아 세금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비거주자는 이 공제를 받지 못한다. 박씨 아내의 경우, 7억 원 아파트를 증여받았을 때 거주자로 인정받았다면 6억 원을 공제하고 남은 1억 원에 대해서만 10% 세율 기준 약 1000만 원의 증여세를 냈으면 됐다. 하지만 국세청은 그녀를 비거주자로 보고 7억 원 전액에 세금을 매겨 2억 원(가산세 포함)을 부과했다.
박씨 사례에 적용된 법
국세청은 박씨 아내가 가족과 함께 중국에서 3년을 보냈고, 자녀가 현지 한국인학교에 다닌 점을 들어 생활의 중심지가 중국이라고 판단했다. 가족 전체의 이주와 자녀의 학교 등록은 삶의 근거지가 국외로 옮겨졌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간주된다. 게다가 아내가 국내에서 휴대폰과 신용카드를 유지했더라도, 이는 생활의 중심지를 입증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조세심판원은 다른 결론을 내렸다. 아내가 국내에 주민등록을 유지했고, 중국에서 영주권을 취득하지 않았으며 남편의 사업 지원이라는 일시적 목적으로 체류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한 부모와 형제 등 가족이 한국에 거주하고, 둘째 아이가 서울 유치원에 다녔던 점도 국내 생활의 연속성을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결국 아내는 거주자로 인정받아 6억 원 공제를 적용받았고, 증여세는 1000만 원으로 조정됐다.
절세를 위한 실질적 조언
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면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생활의 중심지 입증: 해외 체류 시 국내 주민등록을 유지하해야 한다. 또한 가족과의 연계나 사업 지원, 유학 등 일시적 체류 목적을 증명할 자료를 준비하자. 예를 들어 계약서, 학교 등록 증명, 귀국 기록 등이 도움이 된다.
증여 시기 조정: 배우자 간 증여는 6억 원 공제가 가능하므로 국내에 돌아와 거주자 신분이 명확할 때 증여를 실행하자.
사전 상담 필수: 증여 전 세무사나 국세상담센터에 문의해 거주자 여부와 세금 계산을 확인하자. 특히 해외 체류 후 증여 시에는 비거주자 판정 가능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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