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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음성유방암 '트로델비' 급여… 환자단체 환영

TNBC 첫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옵션… 급여화까지 2년 지연 문제도 지적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30 13:14:21

▲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인 길리어드의 항체약물접합체 트로덻비가 내달 급여등재된다.

길리어드의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6월 1일부터 건강보험 신규 등재된다. 혁신 신약에 비용-효과성(ICER)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한 첫 사례로 고가 항암제 급여 가능성을 넓힌 제도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급여화와 관련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혁신 신약의 급여 평가기준은 환자의 생명과 치료 접근권을 중심에 두고 운영돼야 한다"며 이번 트로델비 급여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이번 사례가 고가 혁신 신약의 급여 적용 가능성을 넓힌 의미 있는 제도적 변화의 출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중 약 11%를 차지하며, 전이가 발생하는 경우 5년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특히 30대에서 40대 젊은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아 사회적 영향도 큰 질환이다. 트로델비는 Trop-2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국내 첫 항체-약물 접합체(ADC) 치료제로, 이번 급여화로 기존 치료법이 제한적인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급여 기준은 이전에 두 번 이상 전신 치료를 받았고, 그중 적어도 한 번은 전이성 질환에서 치료받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성인 환자다. 약가는 1바이알(0.2g)당 105만2300원이며 환급형과 환자 단위 사용량 제한형 등 두 가지 위험분담제가 적용됐다.

이번 급여 등재는 2023년 약가제도 개선 이후 ICER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한 첫 사례다. 치료적 대체제가 없고 생존기간 연장 등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된 점, 신속심사 품목으로 허가된 점, 환자 수가 많지 않은 점 등이 종합 고려됐다. 기존에는 비용-효과성 기준을 초과한 고가 신약의 급여화가 어려웠지만 이번 사례로 새로운 평가 기준의 실제 적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다만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에서 이번 급여화가 허가 이후 2년 이상 지연된 점도 지적했다. 트로델비는 2023년 5월 식약처 허가 후 급여 등재까지 2년 넘게 소요됐다. 이 기간 동안 고액의 약값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한 환자들이 발생했다. 특히 삼중음성유방암 환우회 '우리두리구슬하나' 고 이두리 대표는 트로델비 급여화를 촉구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으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지난해 11월 별세했다.

연합회는 "혁신 신약 평가 기준이 환자의 신약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착돼야 하며, '시간이 생명'인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지연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제약사는 협상 과정과 제도 운영에서 환자 생명과 치료 접근권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삼중음성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HER2가 모두 음성인 유방암으로 기존 호르몬치료나 HER2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고 PD-L1의 발현되지 않은 경우라면 면역항암제 조차 투약할 수 없어 치료 선택지는 극히 제한적이다.

한편 이번 트로델비 급여화로 연간 약 280명에 이르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이 비급여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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