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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새 정부에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규제 완화와 실효성 있는 주택정책, 지방 균형발전 등 과감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기성(공사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건설 수주액도 7.7% 줄어들며 건설업의 선행지표마저 꺾이고 있다. 건축 부문은 22.8%, 토목 부문은 14.2% 감소하며 전방위적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급감해 1년 새 18만5000명이 줄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이다. 수주 부진이 이어지면 향후 실적도 나빠질 수밖에 없어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 정비사업 현장의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만 푸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정비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공사비가 치솟고 있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가 계속되면 공급 자체가 위축된다”고 우려했다.
지방 현장에선 더 절박한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국에서 종합건설업체 171곳이 폐업을 신고했고 전문건설업체까지 합치면 총 1002곳이 문을 닫았다. 이는 하루 평균 10곳씩 폐업한 셈이다. 폐업 신고 업체의 85% 이상이 지방 소재로 나타났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크게 줄어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며 “미분양 적체와 PF 부실, 인허가 지연 등 이중고에 시달리는 지역 건설사들은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수도권 위주의 정책이 반복되면 지방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2.1% 감소한 295조 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6월 기준 69.6으로 현장의 체감경기 부진을 보여준다. C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 미만이면 건설업체들이 경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뜻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72.7, 중견기업 71.0, 중소기업 65.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79.1, 지방 66.1 등으로 지방의 체감경기가 서울보다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새 정부에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 △공사비 현실화 △지방 SOC 예산 증액 △공공과 민간 주택공급의 이원적 접근 등을 제시하며 “말뿐인 주거안정보다 실효성 있는 집행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건설산업이 한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책의 방향이 한쪽으로 기울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야 전체 경제 심리가 반등할 수 있다”며 “정책 결정자들이 현장의 체감온도를 함께 느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새 정부가 건설산업을 경기 부양의 도구가 아닌 국가 균형발전의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고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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