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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제도에 신뢰가 없어서 온 가족과 함께 나와 본 투표를 했다. 노태우정부 당시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대통령을 직접 뽑던 기억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투표소를 함께 찾았다”
3일 오전 일찍 서울 강남구 역삼 2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50대 A시민은 6·3 대선 본투표가 치러진 이날 오전 스카데일리에 본투표장 열기를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이른 시간임에도 투표소 입구는 이미 유권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한 손에 유모차를 끄는 젊은 엄마부터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노년층까지, 세대 막론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77.8%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대선의 최종 투표율(77.1%)을 넘어선 수치로,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아우른 ‘역대급 열기’였다.
현장에서는 투표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10여 분씩 기다리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사전투표장의 역리만큼은 아니었음에도 유권자들은 한결같이 ‘이번 선거만큼은 외면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으는 모습이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한 표를 행사하러 왔다” 개포3투표소에서 만난 한 남성시민은 스카이데일리의 본 투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답하며 본투표야 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의 중심에 놓여 있음을 알렸다.
투표소 안팎에서 질서를 지키는 자원봉사자들의 움직임도 바빴다. 한 자원봉사자는 “한 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려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다”면서도 “투표 관리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 모습이었다”고도 했다.
개표 참관인들도 혹여나 있을 선거부정을 막기 위한 모습이었다. 사전투표소에선 유권자가 어느 지역 출신이든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도록 전자 명부로 본인 확인 후 투표지를 출력한다. 그러나 본투표장은 정반대다. 유권자는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으며, 본인 확인도 일일이 수기로 이뤄진다.
투표소 안 책상 위엔 선관위 직원들이 쌓아둔 유권자 명부 수십 권이 놓여 있었다.
투표장 입구에서 신분증 확인을 받은 유권자가 이름을 말하면, 담당 직원은 해당 구역의 두꺼운 책자를 뒤적이며 이름을 찾아 표시한 뒤, 실물 투표지를 건넨다. 종이 투표용지엔 이미 후보자 명단이 인쇄돼 있다.
투표소 내부는 사전투표장에서 볼 수 있었던 전자기기 하나 없이 조용한 긴장감만이 감돌았다. 스마트폰보다 빠르다는 전자 명부도, 투표지 출력기도 없었다. 유권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종이 명부 위에 펜으로 체크됐다.
종로뿐 아니라 서울 강남, 부산 해운대, 대구 수성구 등 전국 곳곳의 투표소도 북새통을 이뤘다. 일각에서는 최종 투표율이 80%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개표 참관인은 개표소 입구에서 투표함의 봉인 상태 확인부터, 개표 과정 전반을 지켜볼 수 있다.
이날 각 투표소마다 정당 추천과 시민 단체, 일반 공모 등을 통해 위촉된 개표 참관인이 투입됐다. 분당 한 투표소에서 참관을 한 참관인은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게 진짜 선거죠. 손으로 한 장씩 확인하고, 종이에 줄 긋고. 실수는 적어도 속임은 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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