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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성과보수 체계를 단기 실적 중심 구조에서 장기성과와 금융소비자보호를 함께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논의가 펼쳐졌다.
금융감독원은 22일 본원에서 ‘금융회사 성과보수체계 선진화를 위한 세미나’를 열고, 금융권 성과보수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한편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기획·전략 부원장보는 모두발언에서 “단기 실적에 치중한 성과보수 운영은 금융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훼손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저해할 수 있다”며 “성과보수체계 선진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성과보수체계 개편의 원칙으로 ▲금융회사 건전한 성장과 소비자보호에 기여하는 보상 설계 ▲임직원 장기성과와의 연계 강화 ▲부동산 PF 등 고위험 업무에서 과도한 성과보수로 인한 리스크 차단을 제시했다.
이에 실제 성과보수 점검결과에 대해 최범전 금감원 팀장은 2024년 말 기준 전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성과보수 발생 총액은 1조39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권이 972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 1760억 원, 보험 1363억 원 순이었다.
문제는 성과보수 구조가 여전히 단기 성과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일부 금융사는 성과보수를 형식적으로만 이연하거나 조정·환수 기준을 명확히 두지 않아 장기성과와의 연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성과보수 지급 형태는 현금 비중이 71.2%로 가장 높았고 주식 및 주가연계상품은 20.3%에 그쳤다. 이연지급 비중은 51.9%였지만, 이연기간을 법정 최소 수준인 3년으로 설정한 금융사가 전체의 77.2%를 차지했다.
성과보수 조정·환수도 실효성이 부족했다. 2024년 중 성과보수 조정 금액은 간접 조정을 포함해 68억원 증가에 그쳤고, 직접적인 환수 사례는 없었다.
KAIST 김형석 교수는 해외 사례를 통해 “성과보수는 기업 가치 변화와 동기화돼야 한다”며 “현금 보수 지급을 줄이고 성과조건부 주식 지급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클로백(clawback) 제도 도입과 함께 성과보수를 퇴직·연금 계좌로 관리해 지급을 유보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자유 토론에서는 성과보수 규제의 균형 필요성이 제기됐다. 홍명종 변호사는 “시장 자율에만 맡기면 과도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고, 반대로 규제가 과하면 혁신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 이창민 교수는 주주가 보수 체계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세이 온 페이(Say-on-Pay)’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고, 김시목 변호사는 지배구조법 시행 10년을 맞아 성과보수 제도의 부작용을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번 세미나에서 제기된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토대로 금융회사 성과보수체계에 대한 중점 점검을 이어가는 한편,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충진 금감원 감독총괄국장은 “금융회사의 성과보수체계는 전체 금융시스템 및 금융소비자 보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업계 등 이해관계자와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도개선 방향을 수립할 계획” 이라고 향후 추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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