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대법관 100명 증원’ 법안 전격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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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장악’ 시도 비판과 논란에 정치적 부담
이재명 “지금은 사법 관련 논란 부추길 때 아냐”
강금실 “사법제도 개혁은 개별 의원 등 여론 수렴”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6 13:34:03

▲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위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비(非)법조인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과 대법관을 100명으로 증원하는 법안을 철회하기로 26일 결정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해당 법안을 발의한 박범계·장경태 의원에게 철회를 지시했다고 공식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해당 법안들이 ‘사법부 장악’ 시도라는 비판과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정치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학식과 덕망, 각계 전문 분야 경험, 법률 소양이 있는 인사라면 법조인이 아니어도 대법관 임명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원조직접 개정안을, 장경태 의원은 대법관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등에서는 “이재명 방탄 법원, 민주당용 어용재판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삼권분립 훼손과 사법부 장악 시도라는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법조계 내에서도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대법관 증원이 필요하다는 논의는 있으나, 대법관 수만 대폭 늘릴 경우 대법원 위상 약화와 전원합의체 기능 마비 우려가 크다”며 우려가 제기됐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국회에서 “대법관 수만 증원하면 국민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이 증폭되자 민주당은 자체 진화에 나섰다. 대선을 앞두고 해당 법안들이 ‘사법부 장악’ 시도라는 야당과 법조계의 강한 비판을 불러일으키며 정치적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대법관 증원이나 자격 문제는 당의 공식 논의 사항이 아니며, 지금은 사법 관련 논란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민생이 급선무”라고 선을 그었다. 계속해서 “비법률가에게 대법관 문호를 개방하는 문제는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논란이 지속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금실 선대위원장은 “사법제도 개혁은 의원 개별 입법이 아니라 국민과 법조계,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들으며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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