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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취약층과 자영업자에게 우선 지원될 수 있는 추경안을 속도감 있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 규모는 13조 8000억 원 수준으로 편성됐지만 2차 추경은 최소 20조 원 이상으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장기간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건설업에 대한 투자와 소비 부진 극복을 추경의 핵심으로 짚은 만큼 지역화폐(소비쿠폰)와 소상공인 빚 탕감, 건설업 보강 방안 등으로 사업의 범위가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 원씩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에게는 1인당 10만 원씩을 추가로 지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25만~35만 원이 지급되는 민생회복지원금에 총 13조1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 밖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빚 탕감 및 장기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건설 업황 회복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사업도 포함될 수 있다.
4월 고용 동향을 보면 전체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9만4000명 증가한 가운데 건설업과 제조업에서는 각각 15만 명과 12만 4000명이 감소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2.2%(7조9000억 원) 줄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분기(-17.7%) 이후 최대의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 기간 건설투자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도는 -1.5%p로, 1998년 4분기(-3.8%p)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건설업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재정 상황은 위험수위에 이르러 있다. 지난해 한국의 국가채무는 1175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6%에 달했다. 새 정부가 1·2차 30조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면 국가채무가 GDP 대비 50%에 근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 시 위기 국가들의 대다수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기준선인 40%를 넘긴 국가들이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급속한 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늘어나 2050년 국가채무는 4057조 원으로 GDP 대비 108%까지 치솟을 것이라 한다.
이처럼 재정 사정이 어려운데도 경기가 워낙 침체해서 경기 회복을 위한 마중물 역할의 재정지출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재정지출 추경을 할 경우에는 재정지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승수효과를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재정지출을 하면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국채를 발행해 재정지출을 하면 국채금리가 올라 투자가 위축된다. 이를 재정지출에 따른 구축효과라고 한다. 벌써 국고채 금리가 10년물 금리는 2.839%, 30년물의 경우엔 2.771% 오르고 있다.
이러한 구축효과로 인해 재정지출이 소득 증가에 미치는 효과를 나타내는 재정승수는 대개 1 미만이다. 정부의 재정지출엔 투자지출, 소비지출, 이전지출이 있는데 그마나 투자지출의 재정승수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정부투자지출은 0.9, 정부소비지출은 0.8, 이전지출은 0.3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역화폐와 같은 현금살포식 이전지출을 1조 원 하면 소득은 3000억 원밖에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연구기관들이나 학계의 연구 결과도 대동소이하다.
재정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장기침체에 빠진 경기 부양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하는 재정지출을 할 경우에는 노동 규제 완화 등 구조 개혁 등을 선행한 뒤 사회간접자본(SOC)나 연구개발(R&D) 등 꼭 필요한 부분에 한정된 재원을 집중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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