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KT 구조조정… 깜깜이 영업에 몰린 25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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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영업 TF 불안감·스트레스 호소… 올해만 두 명 극단적 선택
1분기 KT 종업원 급여 지출 지난해 3·4분기보다 증가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9 12:08:40

KT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사 또는 자회사 전출을 거부한 인원들의 처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많은 직원이 갑작스러운 직무 전환과 실적 압박에 힘들어하고 있으며 기업 효율 측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28일 오후 수도권에 위치한 KT 사무실. KT 토탈영업 TF 소속 직원은 “오전에 사무실에 있다가 오후에는 영업을 나간다”면서 “사무실 근처에 새로 생긴 식당이 있다고 해서 하이오더 영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토탈영업 TF는 KT가 2024년 10월 단행한 구조조정 이후 잔류를 선택한 약 25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신설한 조직이다.

해당 직원은 식당에 들어가 식당 사장으로 보이는 인물과 짧은 대화를 했으나 거절당하고 식당을 나왔다. 또한 오후 3시경 다른 고객과 만나고 식당에 들어간 것 외에는 마땅한 업무가 없다고 말했다.

KT 새노조에 따르면 기존에 영업을 맡았던 인물은 500명 정도고 2000명은 영업과 관련 없는 업무를 맡던 인물들이 소속돼 있다. 또한 KT새노조 조사에 따르면 토탈영업 TF 75%가 불안감·스트레스·우울감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KT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안창용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이 선로 관리 인력들의 자회사 이동 관련 설명회에서 “토탈 영업 TF에 배치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굉장히 모멸감과 자괴감이 있을 것이다”며 “스트레스 때문에 쉽지 않을 거다”라고 말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된 적 있다.

KT는 당시 새 업무를 맡는 것보다 기존 직무를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 더 수월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조조정 후 반년이 지나고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1월 토탈영업TF 소속 40대 직원이 “자괴감이 든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살아온 사람을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5월19일에도 또 다른 토탈영업TF 직원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직무 전환 과정에서 약 두 달 정도의 교육을 받기는 했으나 평생 영업 업무를 맡지 않았고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되지 않은 직원들은 결국 무작정 주변 가게나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영업하거나 지인들을 동원해 실적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사측에서 전단지 형태의 유인물만 나눠주고 실적을 요구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토탈영업 TF 소속 직원은 “이전에도 영업 업무를 맡고 있기는 했지만 예전에는 명확한 고객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유인물 하나 주고 무작정 실적을 올리라고 하고 있다”며 “위에서는 실적을 올려오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토탈영업 TF와 관련하여 KT 관계자는 “소수노조인 KT 새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면서 “토탈영업 TF 발련 직원들은 광역본부 소속 하에 시너지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 중으로 이러한 주장은 현장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KT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토탈영업 TF의 상황은 기업 효율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토탈영업 TF의 KT의 2024년 사업보고서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1000만 원이다. 직급과 근속 년수에 따라 다를 수는 없으나 KT의 입장에서도 높은 연봉을 받는 인력 2500여 명이 생산성이 극히 낮은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선로 관리 담당 인원들을 토탈 TF 업무로 보낸 후 새로 채용한 인원들에게도 급여를 지급한다. KT 본사와 비교하면 급여가 낮지만 기존 인원을 투입할 수 있는 업무에 추가적인 인건비가 발생하는 셈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연결 기준 KT가 종업원 급여로 지출한 비용은 1조1218억 원이고 2024년 4분기 지출은 1조1009억 원이다. 2024년 3분기 지출은 1조1183억 원으로 1분기에 오히려 증가했다.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증권가에서는 KT의 인건비 지출이 3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실제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었는지에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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