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실적 발표와 함께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화가 잔뜩 나 있던 주주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컨퍼런스콜에서는 주주환원과 함께 솔리다임 IPO 검토 철회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그동안 솔리다임의 신규 생산 시설 확충 등 성장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IPO를 검토해 왔다”라며 “현시점에서는 IPO를 통해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전까지 솔리다임 IPO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솔리다임 IPO는 이미 결정된 악재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솔리다임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등 IPO를 암시하는 행보를 보인 것도 있었지만 이전 SK그룹의 분할 상장 역사를 고려하면 끝끝내 상장을 강행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연대해 솔리다임 IPO를 반대했고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대 의견이 나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사안이라고 언급하며 압박에 나섰다.
결국 SK하이닉스가 23일 솔리다임 상장 검토 철회를 발표했고 당일 주가는 4.42% 올랐다. 솔리다임 IPO 검토 철회가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호재로 받아들여졌음을 의미한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솔리다임 IPO 검토 중단 공시에 대해 “주주님들께 기쁜 승전보를 전합니다”라며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회사 경영에 받아들여진 긍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들이 알짜 계열사를 분할상장하려고 할 때 가장 자주 나오는 논리는 투자금을 확보해 미래 사업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장을 막으면 투자에 차질이 생겨 사업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같이 나온다.
SK하이닉스 또한 솔리다임 IPO 상장 검토 철회를 발표하면서 “IPO를 통해 외부 자본을 유치하면 SK하이닉스의 연결 현금흐름이 증가해 시설 투자와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여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라며 “또한 IPO를 통해 적정한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현재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솔리다임의 성장 잠재력을 시장에서 새롭게 평가받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소액주주들이 분할상장 이야기가 격렬히 반대하는 것은 자금을 확보해 사업을 확장한다고 하더라도 그 과실을 소액주주들에게 나눠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 것을 보여준다.
이제 기업이 소액주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중복상장 등을 추진한다면 회사가 성장하는 데에 필요하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 당장 소액주주들이 만족할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하는 시대다.
상장이 막혀 자금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주주들을 희생해 사업 동력을 얻는 것이 원래부터 잘못됐던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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